2019

Space Magazine, No. 614

Space Magazine, No. 614

Controversy over the Design Competition for New Government Complex Sejong

건축 공모전의 프로세스는 언제 시작되는가

임동우

2018년 11월 한 달 동안 건축계가 시끄러웠다. 이를 계기로 건축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울림이 있었으면 했지만, 이번에도 건축계 내의 소란에 비하면 이 사회는 고요하기만 하다. 하지만 심사 결과에 불복하고 심사장을 박차고 나온 건축계 한 어른의 용기는 새로운 울림의 시작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을 위하여 1등이나 2등의 디자인이 아닌 시스템 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세종시신청사 공모전 심사 과정에서의 해프닝은 한국 건축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현장에 있는 건축가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현재 한국 건축 공모전의 심사를 ‘공명정대’하다고 보는 한국의 건축가는 거의 없을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돈을 받고 심사에 들어가는 따위의 행동을 하겠냐마는, 그게 아닐지라도, 공정한 심사의 핵심인 ‘익명성’이 보장되는 심사가 과연 몇이나 될까.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회가 한국 사회라면, 한 다리를 채 안 건너도 다 아는 사이가 한국 건축계다. 한국 건축생태계에서는 당선 건축가 A와 심사위원 B의 개인적 이해관계를 찾지 못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그렇다고 이 관계만 두고 그 심사가 불공정했다 판단하는 것도 우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생태계에서 공정성은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까? 결국 심사위원의 주관적이고 때로는 모호한 판단이 아닌, 보다 많은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고 공개하는 것이 공정한 심사의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공모전 프로세스에 대한 많은 제안들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과연 공모전의 프로 세스가 언제부터 시작되는가를 질문해볼 수 있겠다. 실제 공모에 참여하는 선수 입장에서야 공고가 뜨면 공모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보통 기획설계라고 하는 단계를 공모전의 첫 단추라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공고의 내용을 만드는 과정이다. 헌데, 이 기획설계단계에 얼마나 클라이언트 혹은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가는 사실 미지수다. 많은 경우 법규와 면적과 같은 정량적인 부분이 아닌 정성적인 부분, 즉 ‘사용자의 요구 항목을 반영ㅎ는 건축의 성능’에 대해서는 사용자들의 의견이 기획설계에 반영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필자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세종시신청사 공모전은 그동안 작다고 본, 혹은 의도적으로 외면되어온 이 문제가 크게 터진 하나의 사례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세종시신청사 공모전 해프닝이 있기 얼마전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서 일하는 한 공무원을 만나 정부세종청사에 대한 불평을 한참 들었다. 대부분 건축적인 부분이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비효율적인 동선이나 도시 스케일을 건축 스케일로 풀기 때문에 나타나는 비인간적 도시 공간들은 차치하고 말이다. 실제 그 안에서 사용하는 입장에서 보면 실의 구성이 공무원 조직을 이해하지 못하고 구성된 경우가 너무 많고, 게다가 평면이 유동적이지 모샣 레이아웃을 바꿀 수도 없다고 한다. 아마도 수평적으로 풀어낸 이 정부세종청사는 덕트공사의 부담이 높을 수밖에 없고, 그 결과 그 안의 공무원들은 ‘여름에는 쪄죽고 겨울에는 추위에 떨어야 한다’고 한다. 뭐 사실 필자 역시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건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미덕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국토부 직원의 하소연은 지난 수년간 쌓이고 쌓인 불만처럼 들렸다. 물론 이 의견이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를 비롯한 공무원 전체의 의견을 대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좋은 점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칠자가 들은 이야기는 그 건물에서 주당 40시간 이상씩 생활하는 실사용자가 전해준 팩트다. 이번 ‘해프닝’은 행안부 직원들이 어떤 특정한 안을 지지하면서 발생했다. 아마도 그 현상은 위와 같은 불만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만약 그렇다고 하면, 우리는 충분히 이러한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도 갖고 있다. 신청사는 공공건축물이고 동시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일하는 일터이다. 사용자의 이야기를 듣는 석은 건축 디자인의 기본이자 시작이다. 공공건물이라고 사용자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특히나 이렇게 사무 공간의 비율이 높은 공공건물은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기획의 단계에서 이미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고 있는 행안부 직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 것이 중요했다. 그들이 필요한 것과 불만은 무엇인지,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신청사는 무엇을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가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충분한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사용자 혹은 발주처는 공모발주에 앞서 그들 스스로의 입장과 요구를 최대한 면밀하게 요청할 권리가 있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과 돈이 들어간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가볍게 보고 넘겨 왔던 기획설계에서 수행해야 하는 과제이며, 발주처 역시 심사 과정이 아니라 기획 과정에서 의견을 적극 개진해야 한다. 특히나 공모전일수록 이 부분을 명확하게 짚고 공모 공고를 내야 한다. 이처럼 기획설계 단계에서 사용자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된다면 그 이후 공모심사 단계는 오히려 깔끔해질 수 있다. 공모해서 올라온 프로젝트가 사용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부터 보면 된다. 10 ~ 20개 정도의 체크리스트만 만들어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오피스 레이아웃에 적합한가, 통풍에 대한 제안이 있는가, 휴게실이 적절히 분배되었는가 등 사용자가 기획설계 단계에서 의견을 낸 부분만 짚어내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기술심사보다 이러한 사용자의 요구 항목을 반영하는 건축의 성능심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심사는 허가에 관한 부분이기 때문에 허가 때까지만 어떻게든 수정해서 맞추면 되지만 이러한 건축의 성능에 대한 심사는 공모심사 때 말고는 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 이후 전문가들이 2차 심사를 하면 된다. 굳이 이 과정을 통해 탈락 여부를 결정할 이유도 없다. 다만 전문가들에게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해주는 과정이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차 심사는 전문가들의 판단이 들어가야 한다. 사용자들은 볼 수 없지만 전문가들이 볼 수 있는 부분은 분명 많다. 공공성, 도시와의 맥락, 환경적인 문제, 공간구성 등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에 관해서는 전무가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어야 한다. 대신 이 단계에서는 공무원들이 발주처라는 이름으로 월권을 행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러한 단계적 프로세스가 갖추어져야 건축가 혹은 건축가 심사위원은 사용자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고, 공무원들은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질 수 있을 것이다. 공모전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온 한국의 건축가들은 어떤 공모전이든 지침서 내용이 과업에 따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안다. 시설면적과, 위치, 그리고 그에 따른 법규사항 정도만 다르다. 심지어 법규도 공모 참여자가 검토 기술해야 한다. 그 외 내용은 거의 모든 공모전에서 비슷한 양식을 취하고 있다. 지역 문화시설 혹은 체육시설을 공모한다고 해도 막상 그 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받아본 적이 없다. 그러니 주관적인 추측만 난무할 수밖에 없다. 어느 지역은 요가교실이, 다른 지역은 실내 농구장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다양성이고 지역성이다. 그것을 반영하는 단계는 일체 배제하고 ‘건축’만 심사한다면 건축계 스스로 건축은 단지 껍데기만을 보고 판단하는 거시라 인정하는 꼴이 될 뿐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사람을 담는 과정은 생략하는 것이다. 한국 건축 공모에 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나오는 술안주 거리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늘 ‘공정성’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한국 축구가 다른 나라에 패하면 늘 편파판정 이야기부터 나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시스템적으로 보완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축구는 비디오 판독이라는 기술 등을 통해 시스템적으로 보완해나간다. 왜냐하면 주관적 판정은 그야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건축 심사에서도 중요한 부분은 심사위원의 전문적 판단이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되어 객관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때문에 기획설계 단계에서 작성될 수 있는 건축의 성능 체크리스트는보다 객관적으로 당선작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며 이 과정은 가감없이 공개되어야 한다. 속기 등을 통한 기록을 만들어야 하고 이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공개되어야 한다. 총평을 넘어 어떤 심사위원이 어떠한 이야기를 했는지 등 논의 과정이 공개되어야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객관성과 투명성을 심사 과정에 추가한다고 전문가들이 주관적인 의견을 개진하지 못할 것도 아니다. 심사위원의 전문성은 우리가 제대로 된 공공건축을 만들어 나아가기 위해 존중해야 할 여러 가치 중 하나일 뿐이다.

When does the process of design competition start?

Yim Dongwoo

The architectural world in Korea was embroiled in controversy throughout November 2018. Although some hoped this would reverberate not only across the architectural community but also wider society, things have remained calm compared to the turmoil witnessed among architects. Nevertheless, the act of courage of one senior architect, who quit as head of the jury in protest at the results of the screening phase may herald the beginning of a new chapter. To begin, I would like to talk about how to improve the general system rather than analyse the proposals submitted by the competition winner or the second runner-up.

What took place during the judging process of the Design Competition for New Government Complex Sejong competition revealed the reality at the heart of Korea’s architectural world. Few Korean architects would think that the screening system in an architectural design competition in Korea is fair, and it is probable that practicing architects across the international field feel the same way. I don’t think there is any judge who will accept a bribe to influence the result of a screening, but I’m not sure how many screenings can really ensure ‘anonymity’, which is at the core of fair judgment. While Korean society upholds close connections within, the society of Korean architecture is even more intimate. Within the ecosystem of Korean architecture, it would be strange if architect A who won a competition has no personal stake with judge B. However, it would also be ludicrous to suggest that the examination is unfair because of those relationships. How can we keep the process straight in an ecosystem of this kind? In the end, I think the first step within an impartial review is to create and disclose a process that can be accepted by more people, rather than to rely on the subjective and sometimes ambiguous decisions of judges.

Many recommendations about changes to competition procedure can be made, but I would like to analyse the point at which the process begins. The participants in a competition may think that it starts when the announcement is posted, but the schematic design can be regarded as the first step in the contest. In plain terms, it is a process of deriving content from the announcement. However, whether this reflects the opinions of clients or users at the schematic design stage is unknown. In many cases, the reality is that users’ opinions are not easily reflected at this stage in terms of the qualitative aspect, that is, the building performance that reflects user’s requirements, rather than the quantitative aspect such as regulations and the building area. And in my opinion, I think that the New Government Complex Sejong competition is a case that has forced this problem into the glare of wider publicity that may have previously been regarded as trivial or intentionally ignored.

Just before the competition was announced, I met a government official who works for the Ministry of Land, Infrastructure and Transport (MOLIT) and heard his complaints about the Government Complex Sejong. His objections were mostly regarding architecture, as well as the acknowledged inefficient circulation and inhuman urban spaces created by designs based on architectural scales instead of urban scales. Seen from the viewpoint of inside users, a lot of spatial layouts were planned without proper understanding of the civil service and they cannot now be changed because of an inflexible plan or design. He assumed that the horizontally-designed Government Complex Sejong may be more demanding in terms of the duct construction, and as a result, the resident officials should stand the heat in summer and endure the cold in winter. In fact, I don’t think that actions made to solve such inconveniences are important virtues in architecture. However, this time, the MLIT official seemed to complain about years of discontent. Of course, this opinion may not represent that of all public officials, including the Ministry of Public Administration and Security (MPAS). There must be many good points, but the story was taken from a real user who occupies the building for more than 40 hours a week.

This 'happening' occurred as MPAS officials supported a specific competition entry. I will tentatively presume that the phenomenon resulted after those complaints. If so, there is a chance of preventing this situation from happening again. The new government office is not only a public building, but also a workplace for thousands of people. Listening to the user's opinion is the basis and beginning of architectural design. We can’t say that the user’s opinion is not important for public buildings. This is especially true of those with a high percentage of office space. It was important to listen carefully to what the staff in the Government Complex Sejong demanded from the design at the planning stage. Therefore, we must carry out public discussion on what they need and what they are dissatisfied with, and what the new office should reflect and how. This process requires plenty of time and money. Users and clients have the right to request as much as possible prior to the announcement of a competition, and this process also requires effort and financing. This is a task to be undertaken at the schematic design stage, one that is usually overlooked, and in addition, the client should actively participate at the planning stage rather than the review stage. This part of the design competition should be clearly established before the announcement is made.

Provided that user's opinions are sufficiently gathered at the schematic design stage, the screening stage can be better arranged. It may begin with checking whether the project launched in the form of competition fully reflecting the user’s opinions. Just about 10-20 checklists will be helpful. It would be useful to point out what users note at the schematic design stage: whether it is appropriate as the desired office layout they wanted; whether proposal for ventilation was made; whether the lounges are properly distributed. Personally, I think that the building performance review reflecting user requirements is more important than a technical review. This is because the technical review can be modified until the time of permission as it is part of the permission, but the building performance review doesn’t create many chances if it is not done during the screening process of the competition. After undergoing this process, the experts can propose a second screening. There is no reason to decide whether to drop out or not at this stage. This can be regarded as a process of presenting objective judgment criteria to the experts. The second round should be judged by experts. There are obviously many issues that only experts can assess, many of which go unobserved by users. Expert opinions should be actively applied to areas that users rarely recognize, such as publicity, urban contexts, environmental issues, and spatial layouts. Officials should not exceed their authority at this stage, in the name of the ordering party. Preparing a step-by-step process is required for architects or judges to be able to fully reflect on the user's position, and for civil servants to establish a system that respects the opinions of experts.

Korean architects, who have continuously participated in the design competitions, are well aware of the fact that the guidelines behind all competitions have similar content. They are different only in terms of their area, location, and regulations. Even the participants are obliged to review the related regulations. The remainder share a similar format in almost all competitions. Even competitions for local cultural or athletic facilities have never received opinions from the local people. Such practices have caused only subjective speculation. A yoga class may be required in one area, while an indoor basketball court is more appropriate for another. A better understanding of the nature of need rests with attention to diversity and locality. Without taking the stage that reflects it into account, judging only 'architecture', we will end up accepting that the architectural world only judges architecture according to its skin. We say that people are important, but we have omitted the process of reflecting humanity.

The stories regarding design competitions in Korea have proven popular. At the core of this story there has been always a sense of 'fairness'. This is not that different from an bias and judgements levelled when when the Korean team is defeated in a football match. The important thing is how to supplement this in terms of a system. Football is complemented through the technology of a video review, as subjective judgments may cause double standards. After all, what is important in the architectural review depends on how to make it understood in an objective way, by opening out and being transparent about the judges' professional opinions and decisions. Therefore, the checklist for building performance that reflects user requirements, which can be created at the schematic design stage, will help us to understand the winning entry more objectively. This process should be adopted without making any adjustments. The process should be documented in shorthand and it should be opened after a certain period. Transparency can be secured only when the whole process of discussion is disclosed, such as the opinions of individual judges rather than the more general review. To add such objectivity and transparency to the review process wouldn’t prevent experts from stating their opinions. A judge’s professionalism is just one of many values that we should respect in order to create the best possible public archit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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